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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의 편견때문에 암환자는 '두 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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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명 최고관리자 등록일 2012.05.09 조회수 17387

지난 2007년 위암 판정을 받은 김정환(가명51세)씨는 요즘 암이 아닌 우울증과 자괴감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건강 문제로 회식이나 야근에서 빠지게 되자 직장 내에서는 소외감이 느껴지고, 집에서는 치료비와 약값 때문에 형편이 어려워져 가장으로서 초라한 위치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암 진단을 받은 후 가족들의 분위기도 한층 우울해졌다.
김 씨는 “암은 완치 됐지만, 암환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각하는남자


실제로 암환자들 중에는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암과 암환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편견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영목․조주희 교수팀은 최근<정신종양학회지(Psycho-Onc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암과 암환자를 대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과거 암을 곧 죽음이라 여겼던 때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심영목 교수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연구의 질 향상으로 암에 대한 이해가 상당 부분 늘었음에도,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이나 무게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로 인해 암환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심영목․조주희 교수팀은 지난 2009년 성별, 지역, 연령에 따라 일반인 1011명을 표본 추출해 ‘암과 암환자를 대하는 일반인의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응답자 1011명 중 58.5%는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암은 치료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55.8%는 '한 번 암에 걸렸던 사람은 건강을 되찾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일반인들의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암환자의 대한 사회적 홀대로 이어졌다.,

설문 응답자 중 71.8%는 '암 환자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42.6%는 '암 치료를 받았던 사람은 남들처럼 사회활동을 할 수 없다' 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암을 진단 받은 사람은 치료 후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직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56.1%에 달했다. 일반인들이 암환자의 사회복귀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응답자 10명중 5명은 암환자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암의 경우 전염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암환자와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경우도 4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주희 교수는 “암환자는 암 그 자체보다 주변 사람들이 주는 상처 때문에 더 크게 괴로워한다”며 “이로 인해 암환자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치료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깊고 오래 간다”고 설명했다.


조사 문항 중 암에 걸리게 됐다는 가정 하에 암환자란 사실을 공개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결과에서는 ‘가족에게 조차 말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30.2%, ‘친구나 이웃에게는 알리지 않겠다’고 말한 사람도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인 50.7%는 ‘직장 동료가 자신이 암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논문 내용을 발표하며, 정부차원에서 암 예방과 치료에 대한 지원과 함께 환자들의 사후 관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영목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 가족 중 일원이 암에 걸리면 가사도우미를 보내주는 등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두고 있다”며 “한국도 가능한 선에서 암환자가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는 육아휴직과 같은 재활기간을 보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암에 대한 오해를 풀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면 암환자들이 조기에 발병사실을 알리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 같은 정책은 결과적으로 암으로 인한 국가 부담 또한 경감시킬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제로 암환자의 47%는 암 진단 후 1년 이내에 직장을 잃고,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일반인(30.6개월)에 비해 평균 1년 이상(46.3개월) 더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논문은 최근 하버드의대의 ‘이 주의 논문’으로 선정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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